[독서감상문] 역사 위험한 거울


총 페이지수 : 3page





목차
목차없음






본문
사실, 하필이면 왜 역사가인가라는 물음이 생기기도 했다. 역사가란 금지된 사랑에 몸을 던지는 중세의 연인들처럼, 애당초 불가능한 영원불변의 진리에 도달하려는 무모한 사람이라고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기 때문에 무모한 사람이 벌이는 이 무모한 사랑을 통해 역사란 무엇인지가 자연스럽게 설명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저자는 소설 속의 사랑과 역사적인 사랑을 번갈아 들려주며 사이사이에 D의 입을 빌려 역사학 해석과 방법론을 강의하고 있다. 이 책의 3장 ‘역사 오늘을 적시는 지난 겨울에 내린 눈’과 4장 ‘해석 아벨라르 그리고 또 다른 아벨라르’에서 강의가 집중적으로 설명되는데, 이 부분에서 나는 소설 속에 감춰놓은 진짜 ‘역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역사를 이루는 두 개의 축은 시간과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만드는 역사가 있고, 공간이 만드는 역사가 있다. 물론 시간만으로 이루어진 역사나 공간만으로 이루어진 역사가 있다는 뜻은 아니다. 시간과 공간은 존재의 씨줄과 날줄이기 때문에, 시간과 공간이 없으면 존재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즉, 역사 속에 존재한다는 것은 시간과 공간이 만든 좌표 가운데 어느 한 점을 점유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A는 D에게 중세 엘로이즈와 아벨라르의 사랑과 그들의 사랑이 갖는 차이를 읽어내라고 요구한다. 이 D와 A의 사랑 이야기는 시간과 공간 속에 오늘날 역사학이 처한 곤혹스런 상황을 대변하는 것 같다.


-이하 생략-






참고문헌
도서] 역사, 위험한 거울

김현식 저 | 푸른역사 | 2001년 12월